채권은 다 팔아야 합니다 40년 만에 돌아온 국가의 시대 – 러셀 네피어 1부

개요

금융 역사가 러셀 네피어는 1979년 이후 투자자들이 배워온 모든 규칙이 무효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 자본주의의 시대가 부채 문제와 지정학적 경쟁이라는 두 가지 힘에 의해 다시 소환되고 있으며, 그 핵심 메커니즘은 실질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는 금융억압이다. 채권 금리가 자유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상식 자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네피어는 이 상황에서 채권 보유 비중을 제로로 줄이라는 강한 자문을 내놓는다.

이 영상은 월가아재 채널이 매크로 투자와 금융 역사를 한국 투자자 시각에서 분석하는 시리즈의 일환으로,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 러셀 네피어의 이론을 깊이 있게 소개한다. 네피어는 아시아 금융 위기 예측, 2009년 주식 시장 바닥 포착, 2021년 인플레이션 복귀 예측 등 굵직한 매크로 방향을 연속으로 맞춘 인물로 영미권 투자업계에서 자주 인용된다.

핵심 내용

러셀 네피어는 누구인가

러셀 네피어는 1964년 북 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정육점 아버지 밑에 태어났다. 퀸즈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케임브리지 모들린 칼리지에서 법학 석사를 마쳤으나 금융으로 전향, 1989년 에든버러의 베일리 기포드에서 투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베일리 기포드는 1908년 설립된 스코틀랜드의 전통 자산 운용사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운용사 중 하나다.

1995년 홍콩으로 건너가 CLSA라는 아시아 전문 증권사에서 아시아 주식 전략가로 부임한 지 2년 만에 아시아 금융 위기가 터졌다. 네피어는 위기 직전에 아시아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목했고, 위기 이후 모든 주요 산업홀에서 아시아 전략가 1위로 선정됐다.

대표작은 2005년 CLSA를 통해 출간한 책으로, 미국 주식 시장 역사에서 주식을 사기에 좋았던 네 번의 순간인 1921년, 1932년, 1949년, 1982년을 분석했다. 분석 방법이 독특한데, 해당 시점 전후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7만 건을 직접 읽으며 당시 시장 참여자들의 감정과 공포를 동시대 뉴스를 통해 검토했다. 이 책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컬트 클래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솔리드 그라운드라는 매크로 전략 리포트를 독립적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1995년 CLSA 시절부터 30년 이상 이어지는 기관 대상 리포트다. 에든버러에는 금융과 비즈니스 역사에 관한 책 4,500권을 모아놓은 실패의 도서관을 자비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컨셉은 제임스 그랜트의 말에서 나왔다. “과학과 공학에서 진보는 누적적이다. 그러나 금융에서 진보는 순환적이다.”

네피어의 적중 사례 세 가지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예측

1995년 CLSA 부임 당시 아시아는 아시아의 기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성장 중이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높은 성장률과 저축률을 근거로 이 지역이 안전하다고 봤다. 그러나 네피어는 당시 아시아 기업들이 달러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자국 통화가 아닌 달러로 잔뜩 빚을 지고 있었고, 고정 환율 제도 때문에 환율 위험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으며, 고정 환율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해 과열 경제에 돈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구조적 문제를 파악했다. 역사적 패턴을 보니 이 조합은 예외 없이 위기로 끝났다는 결론을 내렸고 실제로 맞아떨어졌다.

아시아 금융 위기는 나중에 부채의 시대 탄생이라는 부제를 단 책으로 정리됐다. 네피어에 따르면 선진국의 부채 문제가 잡을 수 없게 된 출발점이 바로 이 아시아 금융 위기였고, 이것이 지금의 금융억압 논의와 직결된다.

2009년 주식 시장 바닥 포착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대다수 전략가들이 추가 하락을 경고하던 시점에 네피어는 바닥이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그의 저서에서 추출한 바닥 신호 네 가지를 실시간으로 적용했다.

첫째, 디플레이션의 죽음이다. 디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자산 가치는 줄어드는데 부채는 명목 그대로 남아 주식이라는 얇은 희망의 조각이 더 얇아진다. 물가 지표 중 특히 PPI의 반등을 강조했다. 둘째, 회사채가 주식보다 먼저 바닥을 찍는다. 역사적으로 투자 등급 하단 BAAA 등급 회사채가 주식보다 1에서 5개월 먼저 저점을 기록했다. 셋째, 구리 가격이 안정된다. 구리는 경제 활동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산업 활동 위축이 멈추는 신호다. 넷째, 좋은 뉴스가 무시된다. 바닥 직전에는 경제에 좋은 소식이 나와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비관이 극에 달하며, 그것이 오히려 바닥이 가까웠다는 신호다.

2009년 1분기에 BAAA 회사채 스프레드가 2008년 10월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했고, 구리 가격이 안정되었으며, 연준의 전례 없는 개입이 디플레를 막아내고 있다는 신호를 읽었다. 결과적으로 S&P 500은 3월 9일 종가 기준 676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당시 경제는 여전히 나빴다. 실업률도 올라가고 GDP는 마이너스 성장 중이었다. 그러나 네피어는 경제가 아닌 시장의 역사적 패턴을 읽었다. 시장은 항상 경제보다 먼저 돌아섰기 때문이다.

2021년 인플레이션 복귀 예측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후 시장 대다수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다. 2008년 이후에도 중앙은행이 돈을 대량으로 풀었는데 인플레가 오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논리였다. 네피어는 왜 다른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지목했다.

2008년의 양적 완화는 연준이 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사서 은행에 지급 준비금을 채워 준 것으로, 그 돈이 은행 시스템 안에 갇혀 금융 자산 가격만 올리고 실물 경제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2020년은 달랐다. 중앙은행뿐 아니라 정부가 직접 행동했다. 기업 대출에 보증을 서고 가계에 직접 현금을 꽂아주고, 은행에 원금 보증을 하테니 대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 대출이 늘고 예금이 늘고 광의통화, 즉 실물 경제에서 돌아다니는 돈이 실제로 늘어난다.

네피어는 이것을 침묵의 혁명이라 불렀다. 돈을 만드는 주체가 중앙은행에서 정부로 바뀌었는데 대부분이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광의통화 증가율이 연간 약 10%에 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플레이션이 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2021년부터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됐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9.1%로 정점을 찍었다.

다만 빗나간 부분도 있다. 네피어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10년간 4에서 5% 수준에서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23년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됐다. 팬데믹으로 막혔던 공급망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된 점, 중국이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지면서 과잉 생산된 공산품을 해외로 밀어내 글로벌 물가를 억제한 점,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생산성이 올라 디플레 효과가 발생한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그러나 네피어는 2024년 12월 인터뷰에서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은 관세로 차단될 가능성이 있고, 재산업화와 재무장이 중기적으로 인플레 압력을 다시 높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자신이 예측하는 것은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한 해의 소비자물가지수 수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10년에서 15년의 구조적 방향성에 대한 프레임워크로서 유용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자본주의가 오는 두 가지 이유

첫 번째: 부채 문제

선진국 부채의 뿌리는 의외로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에서 시작한다. 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는 달러 부족 사태를 겪지 않겠다며 막대한 달러 외환 보유고를 쌓기 시작했다. 이 달러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저가 제품을 선진국에 밀어내면서 물가도 억제됐다. 이 완벽한 조건 속에서 선진국들은 25년 동안 부채를 폭증시켰다.

2026년 3월 기준 미국 국가 부채는 39조 달러를 돌파했다. 하루에 72억 달러, 1분에 500만 달러씩 늘어나고 있다. GDP 대비 비율은 약 122%이며, 이자 비용만 회계 연도에 1조 달러를 넘어 미국 국방 예산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채를 줄이는 방법을 네피어는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긴축은 선거에서 표를 잃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가 거의 없다. 디폴트는 누군가의 자산이 동시에 사라지기 때문에 대차대조표 위기를 촉발해 상황을 최악으로 만든다. 실질 성장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선진국 잠재 성장률이 1에서 2% 내외로 낮다. AI를 통한 생산성 혁명이 90년대 인터넷 혁명처럼 재정 흑자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당장의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인플레이션은 명목 GDP를 키워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지만, 한번 자극하면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멈춘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남은 방법이 금융억압이다.

두 번째: 지정학적 경쟁

네피어는 지금을 총성 없는 전시 경제 체제라고 부른다. 2차 세계 대전 중인 1942년부터 1951년까지 전 세계 국가들이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했던 것처럼, 지금도 유사한 구조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지난 20에서 30년간 의존했던 중국 공급망을 자국이나 우방국으로 옮겨야 하고, 반도체·배터리·의약품 생산 시설을 국내에 새로 지어야 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응해 군비도 늘려야 한다.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도 수조 달러의 투자를 요구한다. 이 과제들은 정부 재정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은행 시스템을 동원해 민간 자금까지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은 수익률이 낮거나 위험이 높은 이런 곳에 자발적으로 대출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가 보증을 서고 규제를 바꾸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네피어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 재무부와 연준이 은행 시스템에서 더 많은 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재산업화와 재무장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을 통해 조달하기 위한 구조적 조치라는 것이다. 한국 산업화 시절에 저축된 자금이 정부 지시에 따라 은행을 통해 재벌에게 낮은 금리로 흘러가 반도체 같은 국가 기간산업을 지원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 이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재현되고 있다.

금융억압의 작동 메커니즘

금융억압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특정 경제 주체에게 자금을 유리하게 배분하기 위해 금융 활동을 강제 또는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가 국채 금리를 3%로 유지하는데 인플레이션이 6%라면, 실질 금리는 -3%가 된다. 이 상태에서 명목 GDP는 실질 성장 2%에 인플레이션 6%를 더한 8% 속도로 커지는 반면, 부채의 실질 가치는 매년 3%씩 녹아내린다. 네피어는 이것을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에게로 부를 이전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더 직설적으로는 노인들의 돈을 천천히 훔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은퇴 후 근로소득 없이 저축 이자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구조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만으로는 부채를 녹일 수 없다. 인플레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당연히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채권 금리도 따라 올라가고,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져 오히려 부채가 더 늘어나는 역효과가 생긴다. 그래서 금융억압이 작동하려면 금리에 대한 상방 압력을 억제해야 한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낮은 금리에 국채를 보유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들이 있다. 연기금의 국채 보유 비중을 높이도록 규제를 바꾸거나, 보험사가 자국 국채를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거나, 은행이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하도록 대차대조표 규제를 바꾸는 방식이다. 일본이 실시했던 수익률 곡선 통제도 극단적 사례다.

역사적 선례가 있다. 1939년부터 1979년까지 약 40년간 선진국들은 실제로 금융억압을 시행했다. 2차 세계 대전 전비와 전후 복구 비용으로 정부 부채가 치솟았을 때 미국은 1945년부터 1951년까지 불과 6~7년 만에 부채 대비 GDP 비율을 급격히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연준이 국채 금리 상한선을 설정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리 인상을 막는 방법이었다. 영국은 같은 목표를 1982년까지 약 35년에 걸쳐 달성했다.

네피어는 바로 여기서 핵심 주장을 끌어낸다. 경제학 교과서 어디서도 채권 금리가 인플레이션에서 분리될 수 있다고 쓰여 있지 않다. 그런데 1939년부터 1979년까지 40년 동안 실제로 분리됐다. 그렇다면 1979년 이후 배운 규칙들, 즉 채권 금리는 자유시장에서 결정된다, 중앙은행은 독립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관리한다, 자본은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든다는 것들이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1979년 이후 특정한 40년의 산물이며, 그 시대가 지금 끝나가고 있다.

정부의 자본 통제 네 가지 방법

첫째, 은행 대출에 대한 정부 보증이다. 팬데믹 때 각국 정부가 기업 대출에 보증을 서면서 시중은행이 대출을 계속하도록 했다. 이는 일시적 조치로 끝나지 않고 기후 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자본 공급 구조로 확대되고 있다.

둘째, 특정 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금을 유도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지원법이 대표적이다. 반도체·클린 에너지·첨단 제조업 분야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줘 현금 흐름을 만들고, 그 현금 흐름을 근거로 은행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셋째, 규제를 통한 자본 배분 통제다. 연기금이나 투자 펀드가 특정 기준에 맞는 곳에만 투자하도록 사회적 압력과 규제가 작용하는 방식이다.

넷째, 금리 상방 압력을 직접 억제한다. 은행 규제 개혁을 통해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하도록 유도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수익률 곡선 통제를 도입한다.

실전 가이드

이 영상의 내용을 투자 판단에 활용하려면 다음 과정을 따라볼 수 있다.

1단계: 현재 금융억압 징후 확인하기

내가 투자한 채권 또는 예금의 실질 수익률을 점검해야 한다. 명목 금리에서 소비자물가지수를 빼면 실질 수익률이 나온다. 이것이 마이너스라면 이미 금융억압이 작동하는 환경에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국채 금리와 인플레이션 수준을 비교하고, 국내 예금 금리와 물가 상승률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 점검이다.

2단계: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 재검토하기

네피어의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장기 국채 비중을 낮추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것은 단기 금리 예측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구조적 전환에 대한 판단이다. 채권을 전부 즉시 팔라는 것이 아니라, 채권이 포트폴리오에서 안전 자산 역할을 해왔던 전제를 재검토하라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이나 단기채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

3단계: 금융억압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산 파악하기

금융억압 환경에서는 실물 자산, 주식, 원자재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집중하는 반도체·에너지·국방·첨단 제조업 관련 섹터는 정책 자금의 흐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부 보증 없이도 자체 현금 흐름을 만드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다.

비판적 검토

이 영상은 러셀 네피어라는 인물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 금융억압이라는 개념을 역사적 사례와 함께 설명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아시아 금융 위기부터 2009년 바닥, 2021년 인플레이션까지 실제로 맞춘 사례를 나열함으로써 신뢰성을 구축한 점도 효과적이다.

다만 이 영상은 1부로, 국가 자본주의 시대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다음 편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 제시된 방향인 채권을 팔라는 자문은 10년 이상의 구조적 관점에서 나온 것이지, 내일 당장 채권을 팔라는 단기 전술적 신호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네피어 본인도 인정했듯이 공급망 정상화 속도와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 같은 상쇄 요인을 과소평가했던 전례가 있다. 구조적 전환 방향은 맞을 수 있어도 타이밍은 불확실하며, 그 사이에 채권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구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정보가 빠른 시대에 금융억압을 실행하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는 점도 짚어볼 만하다. 영상에서 진행자도 언급했듯이, 80년대에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것을 몰랐지만 지금은 이런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시장이 빠르게 반응하면 정부가 금융억압을 실행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핵심 요점

  1. 1979년 이후 배운 규칙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채권 금리가 자유시장에서 결정된다,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관리한다는 상식은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 특정 40년의 산물일 수 있다. 1939년부터 1979년까지 40년 동안 실제로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분리된 역사가 있다.
  1. 부채와 지정학이라는 두 힘이 국가 자본주의를 소환하고 있다. 미국 국가 부채 39조 달러, GDP 대비 122%라는 숫자와 재산업화·재무장의 필요성이 합쳐져 정부가 금융 시스템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구조적 전환이 진행 중이다.
  1. 금융억압의 핵심은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금리 유지다. 실질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면 부채의 실질 가치가 천천히 녹아내리고 명목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하락한다. 네피어는 이것을 노인들의 돈을 천천히 훔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1. 2020년의 경험이 침묵의 혁명이었다. 돈을 만드는 주체가 중앙은행에서 정부로 바뀌었고, 이것이 2021년 인플레이션의 핵심 동력이었다. 정치인들이 이런 강력한 도구를 한 번 손에 쥔 이상 놓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가 중요하다.
  1. 네피어는 채권 보유 비중을 제로로 낮추라고 자문한다. 다만 이것은 단기 전술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구조적 방향에 대한 판단이다. 인플레이션 복귀 예측처럼 방향은 맞아도 타이밍은 빗나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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