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가 외환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 박정호 명지대 교수

개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 금리를 다급하게 올리고 있고, 태국과 베트남은 반대로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묶어두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각자 다른 선택 같지만, 그 밑바닥에는 이란 전쟁발 유가 급등과 미국이 밀어붙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이라는 공통된 압박이 깔려 있고, 정작 중국과 미국은 도움을 주기는커녕 이들 나라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동남아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번졌던 기억이 있는 만큼, 이 흐름은 남의 나라 얘기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영상은 MBC 표준FM 라디오 프로그램 손에잡히는경제에서 이진우 기자가 진행하고 박정호 명지대 교수가 출연해 나눈 인터뷰입니다. 박정호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 반복 출연하며 국제 경제 이슈를 쉬운 비유로 풀어주는 것으로 소개되는 인물로, 이번 방송에서도 기준 금리표 읽는 법부터 스테이블코인의 작동 원리까지 구체적인 수치와 비유를 곁들여 설명했습니다.

핵심 내용

동남아 4개국, 같은 위기 다른 선택

박정호 교수는 각국이 어려운 상황인지 아닌지를 가장 쉽게 파악하는 방법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기준 금리표를 확인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갑자기 기준 금리가 크게 튀거나 변곡점이 생긴 나라는 그 안에 반드시 사연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입니다. 5월 20일에는 원래 0.25%포인트(25bp) 정도 인상이 예상됐지만, 당시 기준 금리 4.75%에서 한 번에 0.5%포인트(50bp)를 올려 5.25%까지 두 계단을 뛰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이 진정되지 않아 6월 9일 비정기 긴급회의를 열어 25bp를 더 올리고, 6월 18일에 다시 25bp를 올렸습니다. 한 달 사이에 거의 1%포인트를 올린 셈입니다. 이 기간 루피아화는 연초 대비 거의 10% 가까이 떨어졌고, 프라보워 대통령은 재정 지출 확대가 자본 이탈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니 기준 금리를 올려서라도 화폐를 방어해야 한다고 직접 해명했습니다.

필리핀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6~8% 수준까지 오르자 2년 만에 금리 인상으로 전환해 4월과 5월에 각각 25bp씩 올렸고, 이걸로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태국은 기준 금리를 1%까지 낮춘 상태입니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총 150bp를 내렸는데, 물가보다 경기 침체가 더 심각하다고 판단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로 경제 활동을 촉발하려는 선택입니다. 다만 중동發 충격이 워낙 커서 추가 인하보다는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10%라는 매우 높은 경제 성장률 목표를 국민들에게 제시해 놓은 탓에 금리를 함부로 올리지 못하고 일단 동결하며 지켜보는 중입니다.

이란 전쟁이 쏘아올린 유가발 물가 충격

이렇게 물가 부담이 커진 근본 원인으로 박정호 교수는 이란 전쟁 사태를 첫손에 꼽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산유국이지만 정제 시설이 부족해 순에너지 수입국으로 전환된 지 오래됐습니다. 그래서 유가가 급등하면 원유를 사 와야 하는 부담이 커져 무역 흑자가 줄고, 달러 공급이 감소하면서 루피아 가치가 불안해지는 구조입니다. 필리핀은 애초에 에너지의 80% 가까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 물가가 곧바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들여오는 비중이 커서 중동 정세의 직접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만드는 구조적 압박

두 번째 트리거는 조금 더 장기적인 흐름입니다. 미국이 AI 이용료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받도록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하나를 발행하려면 발행사가 그 개수만큼 미국 국채를 사서 담보로 쌓아둬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사주던 중국이 매수를 멈췄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자금 사정이 나빠진 중동 산유국들도 국채를 사줄 여력이 줄었습니다. 반면 미국 재무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국채 발행을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공백을 메울 새로운 수요처로 미국이 찾아낸 것이 전 세계인의 필수재가 되어가는 AI 이용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만 받는 방식이라는 게 박정호 교수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뒤부터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육성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흐름에 일본, 영국, 유럽이 이미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합해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하기로 했고, 영국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를 1년 전과는 180도 다르게 대폭 완화했습니다. 유럽 본토에서도 약 10개 은행이 연합해 디지털 유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정호 교수는 이런 움직임을 보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의 화폐 가치가 쉽게 안정되기 어려울 거라는 심리적 우려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같은 통계로 확인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심리적 기조라는 점을 본인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 구조가 실물 경제에 왜 부담이 되는지는 호텔 결제 비유로 설명했습니다. 손님이 호텔에 결제하면 그 돈이 호텔에서 하청업체로, 하청업체에서 식자재 회사로 돌고 돌면서 그 나라 안에서 여러 채권·채무 관계가 정리됩니다. 설령 나중에 결제가 취소되더라도 그 사이 병목이 풀리고 자금 순환이 이뤄진 효과는 남습니다. 그런데 결제가 원화나 자국 통화 은행망이 아니라 달러 스테이블코인 게이트웨이로 넘어가 버리면, 이 국내 자금 순환의 고리 자체를 빼앗기게 됩니다. 또한 어떤 회사가 인건비 500억 원을 쓰던 것을 AI로 전환해 같은 500억 원을 구글 같은 미국 AI 기업에 이용료로 지불하게 되면, 그만큼 국내 경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효과도 겹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와줄 큰 형님이 없는 동남아

과거 동남아가 어려울 때는 미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큰 나라가 나서서 도와주는 그림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큰 형님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국민의 55.9%가 자국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로 중국을 꼽았고, 미국이라고 답한 비율은 15.3%에 불과했습니다.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깊이 들어와 있지만, 그 방식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국은 내수 부진 속에 과잉 생산한 철강·석유화학 제품을 동남아 시장에 계속 저가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태국 일간지들이 “범람”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물량이었고, 중국 내부에서도 이 과잉 생산 때문에 중견 기업 이상 2,000개 이상이 무너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5년 한 해에만 중국산 제품 여파로 공장에서 해고된 근로자가 약 4만 2천 명에 달했고, 일부 동남아 국가는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남아의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던 태국도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기존 화석연료 기반 자동차 생태계가 부실해졌습니다.

미국 역시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로 동남아 국가들을 압박한 뒤, 크게 양보한 나라 위주로 전략적 포섭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와주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압박한 뒤 양보를 받아내는 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일본인데, 필리핀과 베트남이 일본의 석유 비축분을 나눠 받는 협력을 요청했고, ADB는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의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습니다. 박정호 교수는 일본에 석유 비축분을 요청하는 상황 자체가 “정말 찾아갈 데 없었다”는 방증이라며, 이는 자신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동남아 국가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아세안+3 공동 외환보유 풀을 만들어 단기 유동성 위기에 스스로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진우 기자는 1997~98년 외환위기 당시 동남아에서 시작된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됐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지금 동남아의 불안이 한국에도 남 얘기가 아닐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박정호 교수는 이번에 살펴본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연대하는 문화’를 꼽았습니다. 일본은 시중은행 세 곳이 연합하고, 유럽은 10여 개 은행이 연합하며, 동남아는 아세안이라는 틀 안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로 뭉치고, 미국·캐나다·멕시코도 USMCA로 엮여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런 경제 블록이나 공동체가 없어 급한 불이 났을 때 달려갈 곳이 마땅치 않은 “외로운 나라”라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과 원유 비축 관련 협력을 논의했지만 이 역시 파격적인 규모의 도움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 박정호 교수는 무조건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기존 금융 생태계 교란이나 중복 투자 같은 우려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본과 영국도 같은 우려를 안고 있으면서도 발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이는 반면, 한국은 정책 담당자들이 공청회와 포럼을 통해 장단점을 이미 충분히 파악했음에도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장점 때문에 추진하기로 결정하든 단점 때문에 하지 않기로 결정하든 그에 맞춰 민간이 대응할 수 있는데, 결정 자체를 미루는 지금 상태로는 어느 쪽으로도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실전 가이드

이 영상에서 박정호 교수가 실제로 제시한 점검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관심 있는 국가의 기준 금리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특정 국가의 기준 금리가 짧은 기간에 급격히 튀거나 반대로 오래 동결·인하되는 변곡점이 보이면, 그 나라 안에 물가 방어와 경기 방어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그 나라가 에너지를 순수입하는지, 원유 조달 경로가 호르무즈 해협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인도네시아·필리핀 사례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중동 정세 변화가 환율과 물가에 곧바로 옮겨붙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각국(특히 한국)의 제도 결정 소식을 챙겨봅니다. 일본·영국·유럽이 이미 연합체를 구성해 대응에 나선 반면 한국은 아직 결정을 미루고 있는 사안이라, 관련 정책 발표나 원/달러 환율(영상 시점 기준 1,500원대) 흐름을 함께 관찰하면 이 구조적 변화가 국내 경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비판적 검토

이 영상은 각국의 기준 금리 변화, 통화 가치 하락 폭, 실업자 수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짚어가며 설명하고,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구조나 국내 자금 순환 효과를 호텔 결제 비유로 풀어낸 부분이 복잡한 금융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는 청취자가 감안하고 들어야 할 부분입니다. 박정호 교수 스스로도 동남아 통화 가치가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통계적으로 나온 숫자가 아니라 심리적인” 판단이라고 밝혔고, 일본이 동남아의 마지막 의지처가 된 상황에 대한 해석도 “제 개인 판단”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즉 영상에서 다뤄진 내용 중 일부는 검증된 통계라기보다 전문가의 해석과 추론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각국 기준 금리와 환율 수치는 방송 시점(2026년 6월 26일 업로드 기준) 스냅샷이므로, 실제 활용 시에는 각국 중앙은행이나 외환시장의 최신 수치를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콘텐츠는 라디오 인터뷰 요약으로 특정 종목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 조언이 아니며, 환율과 금리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함께 유의해야 합니다.

핵심 요점

영상을 본 후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1. 동남아 국가들은 물가 방어(인도네시아·필리핀의 급격한 금리 인상)와 경기 방어(태국·베트남의 금리 동결·인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으며, 각국 기준 금리표의 급격한 변곡점을 확인하는 것이 위기 상황을 가장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2.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직접적인 방아쇠였습니다. 에너지 순수입국으로 전환된 인도네시아, 에너지 수입 의존도 80%에 가까운 필리핀처럼 원유 조달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나라일수록 타격이 컸습니다.
  3. 미국이 AI 이용료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으려는 움직임은 미국 국채에 대한 새로운 수요처를 만들려는 구조적 시도이며, 이에 맞서 일본·영국·유럽은 이미 자체 스테이블코인·디지털 화폐 연합체를 구성했지만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 예전 같으면 동남아를 도왔을 큰 나라들이 이번엔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과잉 생산품을 동남아에 저가로 밀어내 현지 공장 폐업과 실업을 유발하고, 미국은 관세로 압박해 양보를 받아내는 쪽이어서, 결국 아세안+3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기반 공동 외환보유 풀이 실질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5. 1997년 외환위기가 동남아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번졌던 전례가 있는 만큼, 한국도 이 흐름을 주시해야 합니다. 한국은 일본·유럽·아세안·북미처럼 기댈 수 있는 경제 연대체가 없는 “외로운 나라”이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상황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정 지연이 같은 구조적 압박선상에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연구소 동남아 국민 대상 설문조사 (중국 영향력 55.9%, 미국 15.3% 응답)
  • 태국 일간 신문의 중국산 저가 철강·제조품 관련 보도(“범람” 표현)
  • 아세안+3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공동 외환보유 풀 논의
  • ADB 재생에너지 긴급 전환 인허가 간소화 조치

이 요약은 유튜브 자동 생성 한글 자막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막 인식 과정에서 일부 국가명·고유명사(예: 호르무즈 해협,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오류가 있어 문맥상 명확한 경우에 한해 표기를 바로잡았으며, 그 외 통계·발언 내용은 자막에 근거해 정리했습니다. 추출일: 2026년 7월 6일. 영상 업로드일: 2026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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